예금 금리는 떨어졌는데, 대출 금리는 왜 오를까?
1970년대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가 얼마였는지 알고 계신가요? 무려 16~23%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도 부터 금리가 점차 하락을 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에는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 되어 현재는 1~3%의 저금리 시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대출 금리는 어떨까요? 저축이자가 줄었으니, 대출금리도 내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일반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최근 대출을 알고보시는 분들은 이자가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겁니다. 뉴스에서 분명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했는데, 왜 이자 수익은 줄고, 대출이자는 더 부담해야 하는 걸까요?
1. 저금리 시대로 변화
현재 2025년 6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2.3%~2.95%로 3%이상을 주는 예금상품은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1월 3.0%이던 기준금리를 5월에는 2.50%까지 인하하였습니다. 이때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 KB국민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40%에서 2.15%로 0.25%p 인하
- IBK기업은행: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2.45%에서 2.25%로 0.20%p 인하
- SC제일은행, NH농협은행 등도 0.20~0.30%p씩 일제히 인하
-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0.10~0.30%p 인하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시중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예금만으로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2.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
기준금리의 인하로 인해 은행들이 발맞춰 예금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그럼 대출금리도 같이 하락을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기준금리가 내려갔으니 대출금리도 당연히 떨어질 것 같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오히려 최근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가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2025년 상반기 한국의 가계대출이 5조원 이상 증가하여 1,810조에 달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가계대출 급증 억제를 위해 칼을 빼든 것입니다.
DSR 3단계 적용 이후에는 스트레스 금리가 100% 적용되어 대출 이자율은 높아지고 대출 한도도 줄어들게 됩니다. 연봉 5,000만 원의 경우 대출한도가 약 1,000만 원 줄어들며, 연봉 1억 원일 경우에는 최대 4,000만 원까지 축소될 전망이에요.
이를 앞두고 은행들은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권이 대출 수요 조절을 위해 주담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상황이죠.
실제로 아는 지인도 최근 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보다가 늘어나는 이자가 부담이 되어 외곽으로 이사를 결정하거나, 대출이자가 부담이 되어 집을 매도하고 전세로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3. 기준금리 = 방향, 은행금리 = 현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기준금리와 은행금리는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이정도로 가자'며 금융시장에 신호를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반면 실제 은행의 금리는 은행의 상황과 시장의 분위기, 경쟁 등을 모두 따져서 정하는 '가격표'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기준금리가 내려도 은행이 금리를 내릴지, 올릴지는 각 은행들의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은행들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면서도, 대출금리는 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결국 은행들도 경쟁 은행들 사이에서 장사를 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게 되는 겁니다.
저도 얼마 전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했지만, 상담 결과 "변동금리라 오히려 오른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4. 마무리
예금금리는 낮아졌는데,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틈에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되고 결국에는 은행들만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계의 재정상황을 꼼꼼히 확인하시고,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가계지출을 정리하는 등의 실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또한 가계부를 작성하거나 뉴스 속 숫자들이 나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따져보는 습관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한 숫자 뒤에 숨은 구조를 이해할 때,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